[서정칼럼]윤종기담임목사, 믿음이 바꾸어 놓는 세상

이충원기자 | 입력 : 2019/12/03 [16:10]

  

▲ 서정침례교회 윤종기 담임목사     ©이충원기자

중국은 당 송 시대를 시작으로 청나라 시대까지 ‘전족’이라는 풍습이 유행하였다. 전족이란 여성의 두 발을 어려서부터 기형적으로 변형시켜서 두 발을 아주 작게 만드는 풍습이다. 전족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가락을 강제적으로 발바닥 안쪽으로 꺾어서 붕대로 발을 칭칭 동여매야 한다. 그러면 발은 강제적으로 성장이 방해받게 된다. 이렇게 하면 여인의 발은 다 성장하여도 10cm 안팎의 작은 발이 된다.


  그런데 이런 전족으로 만들어진 발은 발의 기능을 잃어버린다. 전족을 한 여성은 두 발로 온전히 일어서서 걷는 것이 불가능하다. 뒤꿈치에 힘을 주어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그 걸음걸이가 뒤뚱이는 것이 결코 편한 걸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기형이 된 발 때문에 고통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발 마사지가 발달하게 된 것 같다.


  이런 전족은 원래 소수 귀족의 문화였다고 한다. 문화 인류학자들은 여성의 작은 발은 자신이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유한 신분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먼저 귀족 사이에서 유행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이 유행이 평민들에게도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자연 매일 밭과 시장으로 생계를 위해 일하러 나가야 하는 평민 여성들이 전족을 하게 되면 결국 정상적인 노동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전족을 한 평민 여성들이 밭일을 할 때는 무릎으로 기어 다니면서 밭일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민들은 유행을 따라 자신의 딸을 어려서부터 전족을 하도록 만들었다. 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야 딸이 귀족 집안에 시집을 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족의 유례와 폐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는 우리가 되고 싶은 것, 혹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정말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전족이 고통스럽고 불편한 것인 줄 알면서도 그것이 남성들이 추구하는 취향이고 세상의 가치가 요구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원하지도 않으면서 전족을 하게 된 중국의 많은 여성처럼, 진정 내 영혼이 원하는 것 내 마음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나를 맞추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추구하는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무작정 안식일과 신앙적 편식을 추구했던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은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다”라는 말씀이나, 성경에 금한 부정한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베드로의 말에 “하나님이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는 말씀은 맹목적 신앙으로 살아온 제자들에게 진정한 신앙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 강력한 브레이크였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앙이란, 유행이나 기호라는 이름으로 무작정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이 세대에게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말씀 안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도록 이끄는 강력한 힘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앙은 개혁이다.


  성경 로마서 12장은 세상의 유행과 풍조에 너무나 쉽게 동화되는 우리에게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고 말하고 있다.


  건강하지 못한 세상의 문화가 활개 치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에게는 믿음의 분별력이 필요하다. 남들이 하기 때문에 나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기계적 사고를 멈추고 이 행동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심에 합당한 행동인가를 돌아보며 개울가의 돌다리를 건너듯 나아가는 믿음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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